“대한제국은 4000년의 역사를 가진 독립국가인 반면, 일본은 1200~1300년대 들어 겨우 국가를 수립했다. 일본의 여러 풍습은 짐(朕,
황제가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의 나라에서 유래됐으며, 글자도 짐의 나라 백성이 가르쳤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조상처럼 짐의 나라를 존경했으며,
짐의 나라와 감히 적대적 관계를 맺을 생각도 못했었다(중략)”.
“일본은 악랄하고 삼엄하게 짐의 나라 주권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이리도 슬픈 정황에 처한 원인은 국가가 허약해 방위도 할 수 없고, 권리를 지킬 수 없었던 까닭이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수차례에 걸쳐 독립국가임을 선포했다. 지금 일본은 확실히 짐의 나라에 군림해 독립을 말살시키려 하고 있으나, 불법인 것이다.(중략)”
“이천만의 국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심지어 닭과 개들조차 짖지 않을 정도로 살 수가 없다 (중략)”
“일본이 우리나라의 주권을 침탈하려는 음모를 꾸미지 못하도록 공사를 빨리 다시 파견해주시기를 눈물로 호소한다 (중략)”
고종 황제의 친서가 제정러시아 대외정책 문서관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문서는 '한국 황제의 친서'라는 10장 짜리 문서이다. 눈물어린 이 호소에도 불구하고 그 해 9월 포츠머스 강화조약에서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일본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게 된다 .
구한말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나라의 안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고종 황제의 마음이 느껴진다. 4000년의 독립국가를 유지했고, 글을 왜인들에게 가르쳤으며, 문화를 전수했다고 역설하는 임금의 호소가 안타깝다.
학창 시절 한국식민지 시대의 한국 문학을 공부하면서 가슴깊이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한 채 머리로 지식을 받아 들였던 것 같다. 나라가 없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 당시 젊은 청년들의 아픔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문학 작품 안에서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일본에 살고 있는 교포들이 당하는 설움과 슬픔들을 간접적으로 접한 적이 있다. 일본 땅에서 조센징으로 폄하되면서 한없이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교육을 받고 살았다고 한다. 불과 몇 십년 전,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들의 아픔이 아직도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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